이 글은 반도체 현장에서 경험한 일부분의 경험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성된 글과 다른 업무 또는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 현장의 일은
매번 비슷한 장비에 비슷한 배관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메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항상 해왔던 작업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합리화하면서
작은 실수들을 덮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개인의 안일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공사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작업 스케줄을 촉박하게 잡은 업체로 인해
품질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관일을 하면서
제가 느꼈던 배관 품질을 높이는 법,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 등
품질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배관 품질이란?
배관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정해진 원칙대로 배관작업을 진행"하는 것,
"이동동선 또는 다른 배관의 동선을 배려하는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저는 남들이 보기엔
안전모를 쓰고, 각반을 찬 영락없는 노가다꾼입니다.
하지만 배관을 설치하면서
대기업에 배관이라는 상품을 납품한다는 생각으로
누구나 할 수 없는 기술직이라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자존감을 위한 생각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품질을 신경 쓰지 않고
일하는 배관사가 정말 많고,
그런 안일함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자부심을 가지고 늘 품질을 까다롭게 신경 쓰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고, 배관을 설치하며
품질적으로 놓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원칙대로 배관 설치하기
너무 쉬운말입니다.
원칙대로 설치하면 품질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원칙이 무엇이냐, (PVC배관 위주로 설명합니다.)
배관을 설치하는 순서는
①배관을 자른다.
②배관 끝을 다듬어준다.
(현장에서는 면치기, 미마질이라고 부름)
③본드를 바른다.
④정해진 규격대로 끝까지 삽입한다.
⑤PVC용접을 한다.
⑥수평, 수직을 맞춘다.
이렇게 6가지의 순서가 있습니다.
1번부터 보면,
①배관을 자른다 :
길이를 재고 그 길이대로 자릅니다.
롤커터로 잘라야 일직선으로 균일하게 잘리지만,
귀찮거나 빨리하려는 분들은
PVC가위로 빠르게 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업을 빠르고 힘도 덜 들지만,
균일하게 잘리지 않아
정해진 규격 100%의 품질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롤커터로 균일하게 잘라야 합니다.
②배관끝을 다듬어준다:
미마라는 연필깎이 원리의 도구를 이용하여
직각인 배관 끝을 15도 정도 다듬어 줍니다.
규정은 배관 끝 2~2.5mm 정도를 다듬어 줘야 합니다.
사실 이보다 더 많이 다듬으면 더 잘 들어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끝을 제대로 다듬어주지 않으면
삽입할 때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배관을 그냥 작업하게 됩니다.
배관 끝은 잘 다듬어줘야 합니다.
③본드를 바른다:
PVC 배관은 결합할 때
물풀같은 본드를 이용하여 본딩작업을 합니다.
본드는 너무 적게 발라 결합이 잘 안 되거나,
너무 많이 발라 넘치게 될 경우도 품질 저하가 발생합니다.
본드는 각 배관 크기에 맞게 적당히 발라
본딩한 부분에 용액이 세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④정해진 규격대로 끝까지 삽입한다:
본드를 바르고 나서 삽일할 때
각 크기의 배관마다 정해진 삽입값이 있습니다.
그 삽입값을 마킹해 놓고
마킹한 곳까지 정확히 삽입해야 합니다.
가끔 덜 들어가거나 빨리 하기 위해서
50% 정도만 삽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대기업의 검수과정에서는
적발되지 않을 수 있지만,
리크사고가 날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끝까지 삽입하지 못한다면
그 배관은 잘라서 버리고 다시 제작해야 합니다.
물론 다시 만드는것은
시간적이나 체력적으로 무척이나 번거롭지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작업 해야합니다.
⑤PVC용접을 한다:
PVC 배관도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용접을 하는 배관이 따로 있습니다.
용접도 대충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연말 공사기일에 임박해서 일이 너무 많아 대충하거나,
큰 배관 또는 용접하기 힘든 장소에서 대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50A, 200A같이 큰 배관의 경우
어차피 용접을 할것이기 때문에
본딩을 아주아주 대충하는 경우가 많아서
용접까지 대충 하면 리크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건 연말마다 보는 광경이지만
테스트로 장비를 가동하면(용액이 아닌 물로 테스트합니다.)
아주 여기저기서 물이 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새는곳은 보면 용접이 안돼 있거나,
용접을 대충해서 용접한 그 틈 사이로 물이 줄줄 샙니다.
그정도로 샌다는것은
본딩 자체를 안하고 용접만 했다는 것이고,
용접을 한곳이 샜다는것은
용접봉을 제대로 녹여서 용접을 하지 않고
스티커 붙이듯 대충 붙여놓았다는 것입니다.
공사가 다 끝나고 물이 새는곳을 수리하면
제대로 수리가 되지도 않고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듭니다.
그런 장면들을 보다 보면
저런 것도 배관사라고 돈을 많이 받고,
조공들을 부리는구나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⑥수평, 수직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가장 놓치기 쉽고,
알면서도 넘어가는 부분입니다.
배관은 액체가 흐르는 곳이기 때문에
수평을 맞춰줘야 원활하게 흐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평을 제대로 맞추지 않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눈으로 잘 안 보이는 곳이라 대충 하거나,
배관 길이를 잘못 잘라 당기거나 밀어서
억지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100% 수평과 수직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수평을 제대로 안 맞춰도
큰 문제가 없는 배관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보다 보면
너무 말도 안 되게 휘어져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억지로 당기거나 밀어서 설치를 하면
지속적으로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배관이 노후되고 부식이 되면 금방 리크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물론 그 사고가 빠르면 몇 개월,
늦으면 2~3년 정도 후에 사고가 나기 때문에
지금 당장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앞서 말씀드리대로 배관이라는 상품을 납품하는 것이라면
품질을 제대로 지켜서 납품을 하는 고집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작업자가 사고로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사고의 당사자가 내가 안될 거라는 보장도 없고.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렵고,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수직, 수평은 늘 확인하면서 설치를 해야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네요.
사실 저도 작업을 하면서 실수로 품질을 놓치거나,
어쩔 수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내용들로
최대한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게 노력해야 일할맛이 나거든요.
(그런 생각 안 하면 내가 이일을 왜 하고 있나, 일하기 싫다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배관일을 하시거나 다른 일을 하실 때도
본인의 업무상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려고 늘 노력하고,
그 일에 대해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 노력이 언젠가 다른 일에도 가속도를 붙일 힘이 될 것입니다.
배관사로 일 시작하기, 기술직, 반도체 공장 취업하기, 숙식 노가다
이 글은 반도체 현장에서 경험한 일부분의 경험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성된 글과 다른 업무 또는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공장은 삼성, LGD, SK등의 대기업에서 주로 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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